삼성전자가 14일 공개한 반기보고서에서 원재료비가 크게 늘어난 사실이 확인돼서 정리해 봅니다. 2026년 1월 발표된 과거자료부터 올해 상반기 실적까지 시간순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반도체 순풍과 완제품 원가 역풍
1. 2026년 1월 공개된 과거자료에서 삼성전자는 2026년 1분기 연결 매출 133조9천억원과 영업이익 57조2천억원을 발표했음.
2. 당시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은 AI용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증가했음.
3. 스마트폰과 가전 등을 담당하는 DX 부문은 원가 부담 속에서도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와 자원 효율화로 이익 감소를 최소화했음.
4. 삼성전자는 하반기 AI 산업 성장으로 반도체 수요가 늘지만 IT 제품 원가도 올라가는 상충된 경영환경을 예상했음.
5. 쉽게 말해 반도체 쪽에서는 순풍이 불고 완제품 쪽에서는 맞바람이 부는 구도였음.
6. 이 전망은 숫자로 나타남.
7. 올해 1∼6월 삼성전자의 원재료 매입액은 55조8천33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조9천39억원·9.6% 증가함.
8. 제품을 만드는 데 외부업체에서 사 온 재료비가 반년 만에 5조원 가까이 늘어난 셈임.
사업부와 핵심 품목의 원가 상승

9. DX 부문의 원재료 매입액은 41조5천39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조4천763억원·6.3% 증가함.
10. DX 원재료 가운데 모바일용 메모리 매입액이 5조426억원으로 개별 품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함.
11. 모바일용 메모리 가격은 지난해 연간 평균보다 약 211% 뛰어 올해 상반기 반기보고서에서 처음 별도 항목으로 분리됨. 가격이 211% 올랐다는 것은 지난해 평균을 100으로 놓으면 올해 상반기 가격이 약 311이 됐다는 뜻으로, 같은 양을 사더라도 부담이 훨씬 커졌다고 이해하면 쉬움.
12. 여기서 문제가 보임.
13. 메모리 가격 상승은 반도체를 파는 DS 부문에는 매출과 이익을 키울 기회지만, 메모리를 사서 스마트폰을 만드는 DX 부문에는 제품 한 대를 만드는 비용이 커지는 부담임.
14.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솔루션 가격은 약 6%, 카메라 모듈 가격은 5% 상승함.
15.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의 원재료 매입액은 9조9천963억원으로 1조8천144억원·22.2% 증가함.
16. 반도체 공정에 들어가는 화학 제품 매입액은 19.6%, 칩의 바탕판인 웨이퍼 매입액은 12.2% 늘어남.
17. 자동차 전장과 오디오 사업을 하는 하만의 원재료 매입액도 4조2천834억원으로 16.7% 증가함.
AI 메모리 수요와 수출 급증

18. 비용만 늘어난 것은 아님.
19. 올해 상반기 미국 수출액은 70조6천4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3조4천759억원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함.
20. 중국 수출액은 88조6천4억원으로 미국을 앞섰고 지난해 상반기 28조7천918억원보다 207.7% 증가함.
21.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커지면서 HBM 같은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늘고 D램과 낸드플래시의 수급 불균형까지 겹쳐 가격 상승세가 이어짐.
22. 수요가 한곳에 몰림.
23. HBM은 여러 장의 메모리를 고층 아파트처럼 쌓아 AI 반도체가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꺼내 쓰게 하는 제품임.
24. 삼성전자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빅테크에 5세대 HBM3E와 6세대 HBM4를 공급 중인 것으로 보도됨.
25. 올해 HBM 생산물량은 완판됐고 HBM4 공급은 하반기부터 본격 확대되는 것으로 보도됨.
26. 완판은 만들어 놓은 물량을 모두 팔았다는 뜻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제품보다 이를 사려는 수요가 강한 상황을 보여줌.
반도체 중심 이익과 설비투자

27. DS 부문은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 305조4천억원 중 68.5%인 209조2천억원을 차지함.
28. DS 부문이 전체 영업이익 142조9천억원의 97.4%를 책임졌다는 점에서 현재 삼성전자의 이익은 사실상 반도체가 끌고 가는 구조임.
29. AI 수요가 계속되면서 삼성전자의 자본지출은 늘어나고 DX 부문은 손익 개선을 추진하는 상황임.
30. 자본지출은 앞으로 제품을 더 생산하기 위해 공장과 설비 등에 미리 돈을 쓰는 것으로, 수요 확대에 대응하는 투자 비용이라고 보면 됨.
한줄 코멘트. 원재료비 4조9천39억원 증가는 단순한 비용 사고라기보다 메모리 가격 상승과 생산 확대가 함께 만든 호황의 청구서에 가까움. HBM 완판과 하반기 HBM4 공급 확대는 반도체 이익에는 나쁘지 않은 소식임. 다만 모바일용 메모리 가격이 약 211% 오른 만큼 DX 부문이 높아진 원가를 얼마나 흡수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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