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K하이닉스 1주 거래가 해외 파생상품 시장까지 흔든 일이 있어서 정리해 봅니다.
1. 넥스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 밖에서 여러 투자자의 주식 주문을 연결하는 다자간매매체결회사임.
2. 넥스트레이드는 오전 8시부터 8시 50분까지 정규장보다 먼저 거래하는 프리마켓을 운영함.
3. 2025년 3월 프리마켓 거래 종목은 110개에서 250개로 늘어남.
4. 당시 프리마켓에서는 277만주, 1,300억원어치가 거래됨.
5. 문제는 일찍 드러남.
6. 2025년 3월 14개 종목에서 18건의 1주 상·하한가 최초 체결 사례가 확인됨.
7. 특정 투자자 1명은 사흘간 7개 종목에서 10차례에 걸쳐 1주씩 상한가 매수나 하한가 매도를 반복함.
8. 2026년 2월 6일에는 삼성전자가 프리마켓 개장 직후 29.94% 급락한 11만1,600원에 체결됨.
9. 5월 26일 삼성전자는 20% 떨어진 24만원까지 내려감.
10. 같은 날 GS피앤엘은 13% 하락했고 풍산홀딩스는 반대로 20% 넘게 순간 급등락함.

11. 이유는 얇은 주문층임.
12. 프리마켓은 정규장보다 거래량이 적고 매수·매도 주문도 적기 때문임.
13. 물건이 거의 없는 새벽시장에서는 사과 1개 가격이 전체 시세처럼 보일 수 있는 것과 비슷함.
14. 한국거래소 정규장은 개장 전 주문을 모아 하나의 시초가를 정하는 단일가 매매를 거침.
15.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은 주문을 따로 모으지 않고 장이 열리자마자 접속매매를 시작함.
16. 접속매매는 매수와 매도 주문이 들어오는 즉시 가격과 시간 우선순위에 따라 체결하는 방식임.
17. 첫 주문이 1주뿐이어도 그 거래 가격이 그대로 시초가가 될 수 있다는 말임.
18. 넥스트레이드는 급변동을 줄이려고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에서 시장가 주문을 막고 지정가 주문만 허용해 왔음.
19. 시장가 주문은 현재 나온 가격에 바로 사거나 파는 주문이고 지정가 주문은 투자자가 원하는 가격을 직접 적는 방식임.
20. 구멍은 남아 있었음.
21. 지정가 주문으로 가격제한폭 끝인 상한가나 하한가를 적으면 얇은 호가에서 극단적인 가격이 체결될 수 있었음.
22. 핵심은 단 1주였음.
23. 7월 28일 오전 8시 SK하이닉스 1주는 전일 종가 181만6천원보다 29.96% 낮은 127만2천원에 체결됨.
24. 단 127만2천원짜리 거래 하나가 SK하이닉스의 프리마켓 시초가를 하한가로 만든 셈임.

25. 체결 가격은 곧바로 170만원대로 회복됨.
26. 파장은 시장 밖으로 번짐.
27. Trade.xyz는 하이퍼리퀴드의 HIP-3 규격을 이용해 SK하이닉스 가격에 연동되는 무기한선물을 운영함.
28. 무기한선물은 만기일 없이 주가의 상승이나 하락에 돈을 거는 파생상품임.
29. 국내 증시가 열려 있을 때는 넥스트레이드 등의 실제 체결가를 원화에서 달러로 바꿔 오라클 가격에 반영함.
30. 오라클은 외부 주식 가격을 파생상품 안으로 전달하는 전광판 같은 장치임.
31. SK하이닉스 1주 하한가도 이 전광판에 들어가며 무기한선물 가격이 917달러까지 17.9% 하락함.
32. 오라클은 2.5초마다 갱신되고 한 번에 직전 가격보다 1% 이내로만 움직이도록 설계됨.
33. 1%씩 제한해도 갱신이 반복되면서 누적 하락폭이 17.9%까지 커진 것으로 분석됨.
34. 이 과정에서 빌린 돈 등을 이용해 투자 규모를 키우는 레버리지 방식으로 가격 상승에 베팅한 롱 포지션 5천740만달러가 강제 청산됨.
35. 강제 청산은 담보가 부족해지자 거래 시스템이 투자자의 포지션을 강제로 정리하는 것임.
36. 청산 규모는 약 815억원과 약 839억원으로 보도됨(자료별로 차이가 있음).
37. 국내 현물시장에 들어간 돈은 127만2천원이었지만 파생시장 청산액은 약 6만6천배 이상으로 불어남.

38. 사고는 또 반복됐음.
39. 8월 5일에는 삼성전기와 알테오젠도 단 1주 매매로 상한가를 기록함.
40. 8월 6일에는 SK하이닉스 11주가 전일 정규장 종가보다 29.98% 낮은 116만8천원에 거래를 시작함.
41. 넥스트레이드는 상·하한가 체결 일부가 주문 처리 과정의 오류로 추정된다고 해명함.
42. 금융감독원은 단일가 매매로 착각한 투자자의 실수뿐 아니라 얇은 호가를 악용한 고의적 시세 교란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함.
43. 다만 SK하이닉스 1주 하한가가 의도적 조작이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확인되지 않음.

44. 결국 주문을 막기로 함.
45. 넥스트레이드는 8월 12일부터 프리마켓의 상한가와 하한가 주문 접수를 전면 금지하기로 함.
46. 이번 조치는 가격 급변 때 체결을 멈추는 안전장치인 정적 변동성완화장치가 도입되는 9월 14일까지 한시적으로 유지됨.
47. 이 장치는 주문 가격이 전일 기준가보다 10% 이상 벗어나면 즉시 체결을 멈춤.
48. 장치가 발동하면 2분간 주문을 모아 하나의 균형가격을 다시 정한 뒤 거래를 재개함.
49. 1주짜리 극단가를 그대로 시초가로 찍는 대신 2분 동안 여러 주문의 평균적인 의사를 확인하는 셈임.
50. 넥스트레이드는 기존 동적 변동성완화장치에 정적 장치까지 더해 이중 안전장치를 마련할 예정임.
51. “가격 유효성과 가격 대표성은 다른 개념”이라는 지적처럼 규정에 맞게 체결된 가격도 시장 전체의 공정가치를 대표하지 못할 수 있음.
한줄 코멘트. 이번 사고는 127만2천원짜리 1주 거래가 최대 약 839억원으로 보도된 파생상품 청산으로 번질 수 있다는 연결 구조를 보여준 사례임. 9월 14일 정적 변동성완화장치 도입 전까지 상·하한가 주문을 막는 것은 반복된 사고를 끊기 위한 임시방편임. 프리마켓을 기초가격으로 쓰는 파생상품은 거래량과 호가 깊이까지 가격에 반영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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